《 박중현 군(13·서울 경기초 6)과 서유진 양(13·서울 구암초 6)은 하루하루가 즐겁다. 지난해 발표된 대원국제중, 청심국제중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각각 이름을 올리고 3월 입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중 입시에서는 △학생부 성적 △자기주도학습 및 계획 △독서활동 △봉사활동 등을 두루 평가한다. 이들이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

●완벽히 이해하기까지 꼼짝 않고 집중!

대원국제중 입학예정인 박중현 군은 공부를 놀이와 연관지으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혔다.

박 군은 이해하지 못하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집에선 아버지, 학교에선 담임선생님께 수시로 묻는다.

“함수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 아버지께 여쭤봤던 적이 있어요. 설명을 듣고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면 축구에서 골을 넣은 것과 같은 통쾌한 기분이 느껴져요.”(박 군)

박 군은 문제집 2, 3권을 뒤져 새로 이해한 내용과 관련된 문제를 찾아서 푼다. 문제를 풀면서 시험에 나올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V’ 표시를 해둔다.

박 군은 틈틈이 동생 지현 양(서울 경기초 5)에게 수학, 영어를 가르친다. 수학, 영어에 관심이 많은 동생도 오빠의 수업을 곧잘 따른다.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쓰고 동생에게 “한번 풀어보라”고 미션을 준다. 동생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 ‘직접 숫자를 넣어봐라’ ‘문제풀이 순서를 바꿔봐라’ ‘단어 뜻이 헷갈리면 사전을 찾아봐라’와 같은 힌트를 준다.

“동생을 가르치려면 제가 먼저 완벽히 알고 있어야 해요. 가르치다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박 군)

또 박 군은 재미난 게임이론을 수학과 연관지어 생각해본다. 사회과학의 게임이론인 ‘죄수의 딜레마’*에 관해 학교수업시간에 배우고는 용의자가 스스로 자백할 확률을 실제로 구해보기도 했다. 박 군은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고 계산하다보면 공부보다는 놀이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박 군의 어머니 신민자 씨(47·서울 강남구)는 “동생, 친구에게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완벽히 이해하기 전까지 꼼짝 않고 집중을 한다”면서 “이런 습관 속에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자연스레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책-신문 연계하니 사고력 쑥쑥!

청심국제중 입학을 앞둔 서유진 양은 평소 독서와 신문읽기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길렀다.

서 양은 학기 중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과학, 환경, 소설 등 책 분야도 가리지 않았다. 학교에서 책을 많이 빌려간 사람에게 주는 다독상도 여러 번 탔다. 책을 읽고 나면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무엇인지’ ‘책 내용과 관련해 더 생각해볼 문제는 없는지’ 엄마와 의견을 주고받는다.

매일 아침 어린이동아 신문을 읽는 서 양은 독서내용을 신문에 나온 내용과 연관짓기도 한다. ‘가이아 소녀들’이란 책을 통해 일부 축산농가들이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밀집사육을 한다는 내용을 읽고 나서는 신문에 나왔던 ‘광우병 사태’와 관련지어 생각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리된 생각들은 문서로 작성해 컴퓨터에 저장해둔다.

청심국제중 입시에서 이런 습관은 빛을 발했다. 학습계획서에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서 토론주제를 정해 가상으로 토론해보라’는 요구사항이 나온 것. 서 양은 자신이 읽었던 ‘지구를 살리는 50가지 방법’이란 책에서 ‘가난한 나라에 물질적 지원이 필요한가, 기술·교육적 지원이 필요한가’라는 토론주제를 뽑아냈다. 두 가지 입장을 정리한 뒤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했다. ‘기술·교육적 지원을 해줘야한다’고 주장한 서 양은 ‘물질적 지원을 해주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사람들이 나태해질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 양의 어머니 문지영 씨(41·서울 관악구)는 “독서와 신문읽기를 연관지으면서 무거운 주제도 현실 속 문제와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는 능력을 아이가 기르게 됐다”고 말했다.

◆ 상식UP

죄수의 딜레마: 서로 협력하면 최선을 이룰 수 있음에도 경쟁관계를 의식하다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된다는 내용의 게임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