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처럼 우리나라에도 ‘인어’를 소재로 한 설화(민족 사이에 전승되어 오는 신화, 전설, 민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차율이 작가(사진)가 소개하는 신비한 인어 이야기로 빠져봅시다!

Q. 어린이들에게 작가님을 소개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면서 틈틈이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고 있는 차율이 작가입니다.
평소에 도서관에서 어린이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은데요. 실제로 제 작품 중 <미지의 파랑>은 한 어린이와 대화를 나누다 얻은 아이디어로 만든 동화예요. 조선시대 인어와 초등학생의 우정을 다뤘지요.


Q. 작가님께서는 인어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A. 맞아요. 어릴 적 디즈니의 ‘인어공주’ 만화에 푹 빠져 살았어요. 그러다가 ‘우리나라에도 인어 이야기가 있을까? 우리나라 인어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요. 나중에 알아보니 우리나라에도 인어와 관련된 설화, 시, 문헌이 꽤 많더라고요.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면 좋을 것 같아 인어에 대한 동화들을 쓰기 시작했어요.
<전설 설화 속 신비한 인어를 찾아서, 한국의 인어들>에는 총 10편의 인어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신지께가 된 은갈치’라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인어 이야기가 ‘인어’를 낯선 존재로 묘사하는 것과 달리 이 이야기는 인어를 인간과 잘 어우러지는 존재로 묘사합니다.


Q. 고문헌에 등장한 설화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때는 특별히 더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A. 과거에는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성역할이 뚜렷했어요. 조선시대에 기대되는 여성상은 요즘의 기준과는 다르잖아요? 새로 이야기를 만들 때는 요즘 시대에 맞게 당차고 적극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전래 동화를 읽을 때 현재와 다른 과거의 모습에 당황하는 어린이들도 있어요. 하지만 이를 통해 과거의 시대상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자체가 역사 공부 아닐까요? 역사 공부가 어렵다면 역사를 재밌게 소개하는 학습만화책을 활용하는 방법도 좋아요.


Q. 학습만화책을 활용해 역사 공부를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역사는 물론이고 시중에는 수학, 과학 등 다양한 교과의 학습만화책이 많이 나와 있어요. 이런 책들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A. 물론이에요. 도서관에서 일하다 보면 만화책을 빌리고 싶다는 어린이들을 말리는 부모님들을 종종 뵈어요. 하지만 추리, 공포, 공상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특유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렸을 때 만화를 2000권정도 봤어요.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모았다가 만화방에 가서 한 권, 두 권 빌려본 것이 지금 동화작가로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지요. 만화를 본 뒤 든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글로 써보기도 했어요. 지금도 동화를 쓰다가 막힐 때면 어린 시절 작성했던 노트를 보고는 한답니다.


Q.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A. 세상에 책은 많으니 재미있는 책만 읽으세요! 숙제를 위해서 어려운 책을 안 읽을 수는 없겠지만, 중간 중간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 재미있는 책도 꼭 함께 읽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해야 어휘력을 기를 수 있고, 생각의 폭도 넓힐 수 있답니다.
동화는 어린이‘만’ 읽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읽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어린이들이 나중에 엄마, 아빠가 되어서도 제 책을 읽으며 어렸을 때를 떠올려주면 행복할 것 같아요.(웃음)

장르 전래동화│주제 인어│고래가숨쉬는도서관 펴냄

이 책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인어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들어졌어요. 목숨을 구해 준 인간에게 은혜를 갚는 인어, 한복을 입은 인어, 어부에게 잡힌 아이 인어, 인간과 결혼한 인어공주…. 우리의 인어는 설화, 민담, 전설 속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차율이 글, 가지 그림. 1만3000원